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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루투스 이어폰 JBL Tune 120 리뷰 (feat. 애플 에어팟과의 비교)

 

2013년 구매한 SONY XBA-H3만 사용해오고 있는 나. 당시 약 \ 360,000이라는 거금(!)을 주고 산 나름대로 하이엔드 이어폰이기 때문에 사실 내 귀는 왠만한 이어폰으로는 만족을 시키지 못한다. 그러던 중, 너도 나도 귀에 콩알이나 선빠진 오픈형 이어폰을 하나씩 끼고 다니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블루투스 이어폰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사명감이 들었다. 이것저것 알아보다 JBL의 Tune 120이라는 블루트스 이어폰을 알게 되었고 약간의 JBL 뽕(카 오디오를 JBL로 했다)도 들어가 있는 요즘이기에 냉큼 질러버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만족. 함께 있었던 지인의 애플 에어팟과 비교 청음을하고 에어팟 가격을 듣고는 더더욱 만족스러웠다.

 

reddot award 2019 winner 임을 한껏 강조하였다.

레드닷 어워드 2019에서 상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디자인은 정말 예쁘다. 흔한 블루투스 이어폰 대비 크기가 다소 크기는 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알듯, 이어폰은 유닛(드라이버)이 크면 클수록 좋은 소리를 낸다. 이는 이어폰 뿐만이 아니라 스피커라면 모두 해당되는 얘기다. 물론 아무나 겉만 크게 만들수도 있겠지. 그러나 요놈은 하만의 JBL이지 않나? 그러면 다 이유가 있는거다.

 

영롱한 씰을 보라

삼성전자는 2016년말, JBL 브랜드가 속한 HARMAN(이하 '하만')을 인수했다. 그 덕분에(?) AKG, JBL 등의 하만 브랜드는 대부분 삼성전자가 서비스 보증을 해주고 있다. JBL Tune 120 또한 하만오디오 전문 서비스센터에서 사후 관리를 해주며 씰을 보면 알 수 있듯 삼성전자가 보증을 해준다. 좋다.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박스를 깠더니 영롱한 JBL Tune 120이 모습을 들어낸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처음 본 소감은 "심플하면서 그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 콩알 같거나 콩나물 같거나 둘 중 하나인 디자인들에 비해서 JBL Tune 120은 자기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큼지막하게 적힌 JBL은 '어 저놈 오디오 좀 아는구나?'하는 느낌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케이블에도 JBL 뽕을 느낄 수 있다

충전 케이블이다. JBL의 시그니쳐 컬러인 오렌지로 되어 있다. 케이블에도 'JBL'이 음각으로 파여있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C-TYPE이 아닌 5핀 USB가 들어간다는 것. 게다가 데스크탑 USB 포트를 이용하기에는 케이블이 다소 짧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가지고 있는 주변 지인들에게 이야기해보니 어차피 대부분 보조 배터리를 이용해 충전을 하기 때문에 큰 문제될 건 없다고 한다. 간혹 긴 케이블이 거추장스럽다고 하는 지인도 있었는데, 모르겠다. 나는 긴게 편할 것 같은데... (나는 보조 배터리 따위 오히려 거추장 스러워서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동글동글, 참 예쁘다

예쁜 케이스. 동글 동글 정말 예쁘다. 완전히 충전된 JBL TUNE 120은 최대 4시간 음악 재생을 할 수 있다. 충전 케이스는 총 3회 충전을 할 수 있는 용량이라고 하는데, 이러면 모두 풀충전 상태라 가정했을 때 최대 16시간을 재생(당연히 연속 재생은 할 수 없다)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많고 적은걸 떠나 사실 이건 실생활에서 별로 와닿지는 않는 요소인 것 같다. 나는 무조건 귀가하면 뭐든 다 충전시키거든... 급속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충전 케이스에 15분동안 넣어두면 1시간 재생이 가능하다고 한다.

 

커널형 이어폰이기 때문에 이어팁이 아주아주 중요하다. 꼭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자.

크기를 비교할 수 있도록 립밤과 100원짜리 동전을 놔둬 보았다. 착용감은 아주 좋다. 처음 구매하면 M 사이즈 이어팁이 장착되어 있는데, 나는 L 사이즈를 하니 모든 바깥음이 차단되고 딱 밀착되었다. 커서 귀에서 떨어지면 어쩌나 생각됐는데 막상 귀에 끼고 보니 고개를 사정없이 흔들어도 절대 빠져나오지 않았다. 이 또한 이어팁이 중요할 것 같은데, 커널형 이어폰이기도 하니 꼭 자신에게 맞는 이어팁을 꽂아 쓰자.

 

음질은 생각보다 너무 만족스럽다. 7만원대 블루투스 이어폰이라 해서, 유선으로 치자면 3~4만원대 저가형 이어폰의 해상력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다. 아직도 출시되는진 모르겠지만 SONY로 치자면 XBA 시리즈의 보급형 수준의 해상력은 나오는 것 같다.

 

애플 에어팟과 비교하자면 비교 대상이 아니다. 해상력 자체로도 아닐 뿐더러 나는 개인적으로 커널형과 오픈형은 비교 대상으로 두지 않는다. 오픈형은 뭐랄까, 제 아무리 해상력이 좋아도 음을 가두어 생생하게 귓속으로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른바 전문가형, 고가형 이어폰은 대부분 커널형이다. 다 이유가 있는거다. 그런 의미에서 애플은 참 고집스럽다.

 

특히 저음 해상력이 매우 우수하다. 조금 재미있는건 내 귀에 익숙한 XBA-H3 보다 음역별로 확연한 소리를 내준다는 것인데, 이건 호불호가 있을 듯하다. 워낙 확연하다 보니 또렷하고 집중해서 듣는 재미는 있지만, 각 음역대가 조화된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H3는 확실히 조화된 쪽에 가깝다. 나는 뭐가 좋냐고? 잘 모르겠다. 그냥 '아, 내가 듣던 이 음악을 이렇게 들을 수도 있구나'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새로움 때문인지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해서 JBL Tune 120을 찾게 되었다. (실제로 듣다가 코골고 잠들었다...)

 

 

P.S. 

 

어떤 리뷰들을 보면 블루투스 4.2는 페어링이 잘 안된다느니, 음악이 2초마다 한번씩 끊긴다느니 하는데... 그건 쉽게말해 니 스마트폰이 이상한거다. 스펙상 블루투스 4.2와 5.0은 굉장한 차이가 나는 듯 해보이지만 이는 서로 거리가 떨어진 한 공간 내의 기기들을 블루트스로 연결해야 하는 상황(IoT 환경 구축 등)에나 의미가 있는 수치들이다. 가방이나 주머니 속, 또는 바로 옆 테이블에 놔둔 스마트폰이 계속 블루투스가 끊긴다는건 블루투스 2.0 시절에나 나오던 상황으로, 더 쉽게말하면 10년전 갤럭시S 1세대 시절에나 그럴싸한 말이라는 거다.

 

수많은 1~2만원대 저가형 블루투스 이어폰들이 해상력은 5천원짜리, 사운드 규격은 SBC면서 블루투스 모듈만 5.0을 달고 최신 기술이라 광고를 해대니, 4.2는 마치 옛 유물같아 보인다. IT에, 특히 하드웨어 지식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들일수록 4.2와 5.0이라는 숫자만 따지며 페어링이 안되거나 신호가 끊기면 '4.2 라서 그렇다'며 리뷰를 싸대는는데... 제발... 제발... 으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