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명동에 갈 일이 있어 일을 다 보고 아내와 명동교자 분점에 들렀다. 대학 시절부터 명동에 오면 무조건 찾게 되는 명동교자. 워낙 유명해서 명동 맛집이라는 수식어가 따로 필요없는 곳이다.
그런데 한 2년 정도 못왔더니 몇가지 변한 것이 있었다. 우선 국수 사리 리필 정책! 예전에는 두명이서 만두 하나에 칼국수 하나를 시켜 모자라면 사리를 리필해 먹었는데 이제 그것이 불가능한 것. 그리고 그렇게 오르지 않던 국수 가격이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올랐다. ─ 위 지도는 명동교자 분점을 표시하고 있다. 본점과 분점의 주소, 전화번호는 아래를 참고하자.
- 명동교자 본점: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10길 29(명동2가 25-2), 02-776-5348
- 명동교자 분점: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10길 8(명동2가 33-4), 02-776-3424
- 메뉴 가격
· 칼국수: 9,000원
· 비빔국수: 9,000원
· 만두: 10,000원
사실 나같이 양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슬픈 소식이다. 실제로 아내와 칼국수, 비빔면, 만두 세가지를 시키고 먹어보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아내는 이미 만두가 절반은 남은 시점부터 젓가락을 놨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내가 다 먹기는 했지만 뭔가 예전과 만족감(?)에서 차이가 났다. 한계 효용이라는게 있듯 너무 배가 부르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국수 한그릇 값이 아깝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만두 하나에 국수 하나를 시키면 모자랄 것이 뻔하고... 애매해졌다.
국수 가격 인상은 바로 수긍이 갔다. 2010년 8,000원으로 올랐을 때에는 꽤 비싸졌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오르질 않았으니, 이제 천원 정도 더 올린다고 해도 하는 수 없다. 아니, 오히려 마땅히 올라야지 라는 생각도 든다.
명동교자에 들어가면 입구에서 안내 직원이 몇층으로 가면 될지 안내해준다. 해당 층으로 가면 다른 직원분이 바로 테이블을 안내해주는데, 이후 주문과 결제 프로세스 모두 매우 유연하게(!) 진행된다. 명동교자는 선불이다. 주문과 동시에 카드나 현금을 주면 바로 결제해서 영수증을 준다. 나는 삼성페이라 시간제한이 있다보니 결제하시는 분이 내 폰을 들고는 빠른 걸음으로 결제기까지 가셨다. 왠지 조금 죄송해서 속으로 '제발 시간 내에 포스기로 이동하세요! 화이팅!'하고 응원했다.
음식은 3분 이내로 나온다. 워낙 유명한 집이고 시간에 상관없이 손님이 많기 때문에 면을 계속해서 삶고 있나보다. 아쉽게 갓 담겨나온 칼국수 사진을 놓쳐서 접시에 담은 칼국수 사진으로 대체! 옆에는 함께 시킨 만두다. 먹음직 스럽게 잘 나왔다.
명동교자 칼국수의 특징은 육수에서 고기의 진한 맛이 엄청나게 우러나온다는 점! 게다가 고기 건더기도 꽤 많이 들어있다. 작은 만두도 4개 들어가있는데 아쉽게 사진을 찍기 전에 내가 다 짜부려트려 버렸다. 먹는 양이 적거나 혼자 명동교자를 찾은 사람이라면 칼국수에 있는 작은 만두만 먹어도 충분히 명동교자 특유의 만두 맛을 즐길 수 있다. 아, 국물 사진 보니까 엄청 마시고 싶네.
비빔국수다. 나는 어디서든 비빔국수, 비빔냉면은 먹지 않는 편인데 너무 맛있었다. 특히 비빔 소스가 맵지도 짜지도 않으면서 어딘가 자극적(?)이라 계속 젓가락을 들게 만들었는데, '숨겨진 비법' 같은게 느껴졌다. 명동교자를 처음 가는 분들은 칼국수와 비빔국수 중 꼭 칼국수를 고르길 바란다. 두명이 가면 둘 모두 칼국수! 단, 세명 이상이 가면 한 그릇 정도는 비빔국수를 시켜도 좋을 듯 하다.
비빔국수와 함께 나오는 육수인데 우리는 넣지 않았다. 무슨 맛인지 마셔라도 볼걸 그랬다.
대망의 만두! 명동교자를 찾았다면 칼국수와 함께이 만두를 꼭 먹어야 한다. 조금 두껍고 안이 꽉찬 점보 사이즈 딤섬을 먹는 느낌. 안은 육즙과 고기로 꽉 차 있다. 둘이서 국수 두 그릇에 만두 하나를 다 먹기에는 양이 어느 정도 되지 않으면 불가능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예전이었다면 국수 하나에 만두 하나를 시켜 둘이서 맛있게 먹었겠지만, 리필 정책이 바뀐 것은 참으로 아쉽다. 아마 두세명이서 칼국수 하나를 시키곤 작정하고 사리를 리필해 배를 채우는 그런 손님들이 꽤 있었나 보다. 분명 있었겠지.
명동교자에서는 아주머니들이 김치통을 들고다니신다. 그래서 반찬 그릇에 김치가 비어있으면 바로바로 리필해드린다. 그냥 지나치시더라도 손을 들어 '김'까지만 꺼내도 바로 달려와 채워주신다. 교자집에서 김치가 빠질 수 없다. 마늘 양념이 많이 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덕분에 이를 닦아도 닦아도 마늘 냄새가 날 수 있으니 주의. 그래서인지 명동교자에서는 테이블에 앉으면 항상 자일리톨 검을 준다. 이유있는 전통이다.
아내와 '왜 우리동네에는 명동교자가 없을까'라고 묻기에 나는 '명동교자니까 명동에만 있는 것을 일종의 전통처럼 생각할거야'라고 답했다. 그런데 띠용. 국수를 다먹고 자일리톨 짝짝 씹으면서 출구로 나왔더니 명동교자 이태원 직영점 오픈 소식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명동교자는 진보적이다. 그럼 조만간 우리 동네에도 점포하나 내주시면 안될까요?
명동교자 이태원점은 용산구 녹사평대로 136(이태원동)에 위치해 있고 용산구청에서 3분거리라고 한다. 용산구청에 다니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P.S. 명동교자 콩국수보다 맛있는 콩국수는 먹어본 적이 없다. 4월부터 10월까지 판매한다. 빨리 4월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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