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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검찰청(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접수)해 보았다.


나는 평화주의자이다. 하지만 작년, 누군가로부터 악의가 넘치는 내용으로 형사고소를 당했다. 기분이 매우 나빴다. 거의 1년 가까운 시간을 분노와 스트레스, 혹시나 하는 두려움으로 보냈다. 결과적으로는 검찰 조사 끝에 모두 무혐의를 받기는 했지만, 지난 1년은 내 인생 최악의 시기였다.


그래서 준비했다. 나를 악의 넘치는 내용으로 형사고소한 그 분이 여기저기 내 명예를 훼손하고 기타 몇가지 위법 행위를 하고 있어 형사고소하기로 한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같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유치한 복수심이 아니다. 나는 단지 내 권리를 지키고 싶은 것일 뿐.


열심히 고소장을 썼다. 1년간 송사를 진행하다보니 고소장의 구조라던가 어떤 점을 적극 주장해야 하고 입증해야 하는지 어느정도 감이 생겼다. 형사고소를 당했을 때의 대처법과 고소장 작성에 대해서도 다음에 별도로 포스팅 할 예정이다. 다 쓴 고소장은 가까운 경찰서나 검찰청에 제출(접수)하면 된다. 나는 관할지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이른바 서울중앙지검이다. 자, 고소장을 제출하러 가보자. 고소장과 함께 신분증을 꼭 챙겨야 한다. ─ 관련 포스트: 형사 고소를 위해 속기사무소에 통화녹음 녹취록을 의뢰해 보았다.



서울지하철 2, 3호선 교대역 10번 또는 11번 출구로 나와 약 10분 걸어야 한다. 서울고등검찰청과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헷갈려서 잘못 방문하는 경우가 많으니 잘 보고 가자.


나는 11번 출구로 나와 서울중앙지방법을 지나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위 사진과 같은 길을 지나면 저 멀리 입구와 명패가 보인다. 고소장을 제출하러 가는 길 치고는 너무 예뻐서 분노 억제에 도움이 되었다.


뉴스나 신문을 자주 본다면 꽤 익숙한 건물일 것이다. 포토존이 자주 깔리는 서울중앙지검. 조사를 받으러 왔거나 고소장을 제출하러 온 유명인들이 포토존을 지나는 바로 그곳이다. 그냥 딱 뉴스나 신문으로만 익숙한 건물일 수 있다면 인생이 평화롭고 편할텐데.


조금 걷다보면 안내판이 있다. 우리가 갈 곳은 1층에 위치한 '종합민원실'이다. 내 그림자가 보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본 사람?


포토존으로 익숙한 서울중앙지검의 입구.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서는 사진 상에서 가장 끝에 위치한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쭉쭉 가보자.


그러면 위와 같은 안내판이 보인다. 서울고등검찰청의 종합민원실 역할까지 함께 하고 있다. 들어가면 마치 공항 수색대처럼 전신 스캐너를 지나야 한다. 물론 가방이나 기타 짐이 있는 경우에는 왼쪽에 준비되어 있는 바구니에 넣자. 나는 짐이 없어서 그냥 전신 스캐너를 지났다. 가뜩이나 무거운 분위기인데 전신 스캔까지 해야하니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긴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담당자분이 매우 친절하시니 긴장하지 말고 지나가자.


수색대를 지나 왼쪽으로 바로 꺾으면 종합민원실 입구가 있고 들어가면 바로 위와 같은 고소·고발 접수 창구가 나온다. 오픈되어 있지 않고 위와 같이 별도 방으로 되어 있다. 이 또한 처음 들어갈 떄는 긴장될 수 있다. 하지만 들어가면 직원 3~4명이 있고, 고소장 접수는 약 1분도 걸리지 않으니 후딱 들어가자.


아참, 점심시간은 12시부터 1시까지다. 해당 시간에는 문이 잠겨있으니 참고하자. 혹시 제출하러 왔더니 점심시간에 걸려버렸다면 종합민원실 여기저기 준비되어 있는 벤치나 2층에 위치한 카페에서 기다리면 된다. 검찰청에서 마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 어떠십니까?


음, 접수받는 직원분이 결코 친절하지는 않았다. 별 5개 만점에 별 1개도 줄까말까한 수준의 친절도... 이런저런 유형의 민원인들이 많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나보다(라고 이해했다). 고소장과 신분증을 주면 바로 접수가 끝난다. 생각보다 금방 끝나서 당황스러웠다. 위 사진은 접수 창구 아래에 붙어 있는 것을 촬영한 것이다. 아마 많은 고소인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이라 붙여놓은 듯 하다.


검색에 걸리도록 친히 다시 적어둔다면,

① 고소장이나 고발장은 접수 후 3~4일 이내에 사건번호가 부여된다고 한다. 친절하게 고소인이나 고발인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통보되니 기다려보자.


건번호와 담당검사실은 검찰콜센터(02-530-3114) 또는 형사사법포탈(www.kics.go.kr)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여담으로 형사사법포탈은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를 통해서만 접속 가능하며, 수많은 액티브X(Active X)를 설치해야 비로소 접속할 수 있는 마치 던젼 끝판 대장과 같은 곳이다. 끝으로,


③ 검사실에서는 관할경찰서로 수사가 내려지면 해당 경찰서 조사관에게서 연락이 오는데 약 2주가 소요된다고 한다. 내가 아는 바로는 이보다는 조금 더 걸린다. 워낙 고소, 고발이 많아서...

고소장이 접수되면 위와 같은 접수증을 준다. 크게 사용될 일은 없지만 혹시 모르니 잘 보관하도록 하자.


이상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종합민원실을 방문하여 고소장을 제출해 보았다. 인생에 있어 없으면 좋을 일이지만, 그렇다고 억울하게 살 수는 없다. 조만간 시간이 나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소를 당했을 때의 대처법과 고소장 작성법 등에 대하여 글을 쓸 예정이다. 이 글을 확인하시는 분들, 모두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PEACE!



P.S. 분노에 못이겨 허위 고소는 하지 말자. 인생은 실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