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천안 독립기념관에 다녀왔다. 생각보다 큰 규모였는데, 일제강점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전시관에 걸쳐 한반도 전체 역사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중 블로그에 꼭 남겨야 겠다고 생각한 전시가 있었다. 바로 일본이 독립투사들에 행한 고문들. 어린 아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바닷물 주입 등의 생체 실험은 빠져 있었다. 그래도 전시 앞에 선 많은 아이들이 "무서워"라며 눈을 가렸다. 사진과 함께 전시관 안내문의 텍스트를 그대로 기재하도록 하겠다. 또 다른 일본의 고문에 대해서는 아래 기사들을 참고하자.
[한국일보] 뉴욕서 일제강점기 성고문 폭로 문서 발견… 아베에 부담될 듯
[한겨레21] 지옥의 형벌보다 더 치떨리는 일본군의 만행
1. 주리틀기
대한애국부인회 회원 이자경 여사가 당한 '주리틀기' 고문은 사람을 의자에 앉힌 후 다리 사이에 주릿대를 끼워서 엇비슷하게 트는 고문방법으로, 이것은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야 할 만큼 끔찍한 후유증을 남기는 고문이었다.
Leg-Screw Torture
The leg-screw torture that Yi Ja-gyeong, a member of Korean Patriotic Women's Society suffered through was a type of cruel torture that while a person is sitting on a chair, a bar is inserted in between her legs and twisted diagonally. This left the tortured person disabled for the rest of her life.
TV 사극에서도 많이 본 주리틀기.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야 할 끔찍한 고문임에도 일제가 행한 고문 중 그나마 잔인성이 덜한 고문이 아닐까. 어린 시절 TV 사극을 통해 아무 생각없이 봤던 주리틀기. 전시를 보며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2. 공중전 (空中戰)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 의하면, 일제가 자행했다는 '공중전' 고문은 두 팔을 등 뒤로 젖힌 후 두 손목을 허리와 함께 묶고, 두 팔과 등허리 사이로 나무막대를 가로질러 꿰어넣은 다음, 나무막대의 양 끝에 밧줄을 매어 천장에 매달아 놓고 때리는 고문이었다.
Aerial Warfare
According to Park Eun-sik's "Bloody History of the Korean Independence Movement", arms of a person would be pulled back and both wrists were tied to the waist. Then, a wooden pole is inserted between the arms and the back and each end of the pole is tied to the ceiling for a person to be hit while hanging in the air.
중력에 의해 몸의 무게가 아래로 쏠리며 어깨와 등 쪽에 큰 고통이 가해지는 고문이다. 그런 와중에 몸을 내려 친다. 팔이 모두 묶여있기 때문에 저항할 수도 없다. 발을 앞뒤로 흔들면 고통만 더 해질뿐이다. 잔인하다.
3. 해전 (海戰)
이희승의 증언에 따르면,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받았던 '해전' 고문은 의자에 앉힌 사람의 머리를 등받이 뒤로 젖히게 해서 묶어 두고, 얼굴에다 고추가루 물을 부어 코를 통해서 폐로 흘러가게 하는 고문이었다고 한다.
Naval Battle
According to the testimony by Yi Hui-seung, the members of Korean Language Society received Naval Battle tortures which while a person sitting on a chair, his head is tiled back and red pepper water poured into their nostrils for it to flow into their lungs.
그냥 코로 물을 흘려보내도 괴로운데, 고추가루라니. 게다가 폐로 흘려보내기 위함이라는 게 충격적이다. 이런 유형의 고문은 외적인 상처를 입히지 않는다. 하지만 고통은 오래남고 어쩌면 폐가 상해 평생 치유되지 않을 수도 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4. 상자고문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 의하면 '상자고문'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삼면에 날카로운 못이 박혀 있는 좁은 상자 안에 사람을 가두어 놓고 흔들어 고통을 가하면서 신문하는 고문방법이었다.
Box Torture
According to Park Eun-sik's "Bloody History of the Korean Independence Movement", a person was tortured while in a box that have sharp nails on its three sides and was tilted side to side.
한쪽에는 상자를 발로 차는 모습, 한쪽에는 아무렇지 않게 상자 위에 발을 올려다 놓은 일본 순사 인형이 놓여져 있었다. 고통은 물론 얼마나 굴욕적이었을까. 상자를 제작하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자신이 무얼 만들고 있는지 알고 있었을까? 어쩌면 그 사람은 일본인에 지시받은 한국인이었을지도 모른다.
압송 될 때에는 아래와 같이 대나무 용수를 씌웠다.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나는 지금의 일본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일본대중문화를 좋아했고 여행도 수차례 다녀올 만큼 일본은 그저 친숙하고 가까운 나라일 뿐이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보면 물음이 생긴다. '그 잔인함은 다 어디로 갔는가?' 헬로키티와 포켓 몬스터의 가면 뒤에는 아직도 그때의 잔인함이 남아 있을까? 아니면 잔인함은 몇몇 전범들의 탐욕과 전쟁의 광기가 만들어낸 부산물이었을? 아무튼 일본은 어렵다. 그리고 멀다.
P.S. 2019년 1월 26일자 중앙SUNDAY 마스타니 요시아키 목사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면 희망(?)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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